이번 주말은 안양예술공원의 감자바위다. 수도권 볼더링 사이트 중에서도 꽤 유명한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치고는 정보가 없는 편인 것 같다. 27 Crags에 정보가 있긴 하지만 이외에 양질의 정보를 찾기가 꽤나 힘들다.

논문 리비전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쁘면서도 바위는 꼬박꼬박 다니려고 하니 나도 참 대단한 것 같다.

이번에도 어프로치 정리 겸, 암장 리뷰 겸해서 포스팅을 올리게 됐다.


어프로치

경기도 안양시의 안양예술공원 인근에 있는 감자바위는 길이 험하지 않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네비게이션

안양예술공원의 검색해서 가면 된다. 주소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1350”

주차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1일 7,000 ~ 11,000원 정도이다.
싼 가격은 아니다 보니, 근처 갓길에 자리가 있다면 주차하면 된다.

부대시설

어프로치 시작 부분에 편의점이 있으니 여기서 음식을 사서 올라가면 된다. 볼더링 사이트 근처에 화장실이 따로 있지 않아서, 공원에서 볼일을 해결하고 올라가야 한다.

가는 길

alt 어프로치0
시작지점이 될 약초명가와 미니스톱.

약초명가와 미니스톱을 찾은 뒤, 여기서부터 어프로치를 시작하면 좋다.

alt 어프로치1
약초명가와 미니스톱 바로 옆에 있는 어프로치 시작점.

블랙다이아몬드의 글에 의하면 달걀 모양의 조형물이 있었고 이를 기준으로 어프로치를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지만, 현재는 다른 조형물로 바뀌었다. 이 조형물의 우측 길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어프로치가 시작된다.

alt 어프로치2
두 갈래길에서 좌측을 돌길로 따라 들어가면 된다.

우측 길에서 계속 직진을 하다 보면 금방 두 갈래길이 나온다. 이 두 갈래길에서 바닥에 돌이 있는 좌측 길을 따라가면 된다.

alt 어프로치3
길 끝에 나타난 감자바위.

돌길을 따라가면 바로 감자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길이 완전 좋은 건 아니기 때문에 조심히 들어가면 된다.


개념도

alt 개념도1
감자바위 정면 좌측
번호 난이도 이름 설명
1 V3 거머리 왼손은 크림프, 오른손은 사이드풀 크림프를 잡고 시작한다.
2 Vb A happy day 언더클링 홀드 합손으로 시작한다.
3 V4 감자  
4 V4 닌자거북이 앉아서 시작한다.
낮은 곳에 x 표시가 되어있는 슬로퍼를 시작으로 우측 크랙을 따라간다.
5 V1+ 닌자거북이 스탠딩 서서 시작한다.
왼손은 큰 사이드풀 저그 홀드, 오른손은 슬랩을 밀면서 시작한다.
alt 개념도3
감자바위 정면 우측
번호 난이도 이름 설명
1 V5 Bud 왼손은 슬랩 쪽에 있는 투핑거 포켓, 오른손은 x 표시가 되어 있는 사이드풀 크림프를
잡고 시작한다.
참고로 이 루트의 대부분 홀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2 V6 Time machine 버드와 동일한 라인이지만, 시작 부근 우측 상단의 홀드는 사용하지 않는다.
3 V9 Real time machine 타임머신과 동일한 라인이지만, 수평 크랙에서 먼 거리의 완등 홀드로 바로 뻗는다.
4 V9 Adios amigos  
alt 개념도2
감자바위 후면 우측 1
번호 난이도 이름 설명
1 V6 Neruda avenue x 표시가 되어있는 좌측 크림프에서 시작한다.
우측 라인을 따라 트래버스하다가 쓰리쿠션 라인에 도달하면, 쓰리쿠션 라인을 따라
올라간다.
2 V5 Three-cushion x 표시가 되어있는 저그에서 앉아서 시작한다.
3 V5+ 스파이더  
4 V9 Under control 언더클링 홀드에서 시작한다.
alt 개념도0
감자바위 후면 우측 2
번호 난이도 이름 설명
1 V8 Wild wild east  
2 V7 L  
3 V8 Green L과 동일하게 시작하다가 wild wild east의 라인과 합쳐진다.
alt 개념도3
감자바위 후면 좌측
번호 난이도 이름 설명
1 V7 Deadpool 낮은 곳에 x 표시가 된 언더클링 홀드를 잡고 시작한다. (암리치 170cm 이상만)
2 V4 원샷원킬 x 표시가 된 언더클링 홀드에서 시작한다.
3 V4+ Couch potato  
4 V4 8.15 오른손은 저그를 잡고, 왼손은 언더클링 홀드를 잡고 시작한다.
좌측 상단의 크랙을 따라 올라간 뒤 직상한다.
5 V5+ Armstrong 8.15와 시작 홀드를 사용한다. 우측 상단 멀리에 있는 크림프 홀드로 간다.
8.15 라인의 좌측 상단 크랙은 사용하지 않는다.
6 V5 새우깡 8.15의 시작 홀드를 사용한다. 좌측 상단의 크랙으로 진행한다.
7 V7 새우깡 오리지널 새우깡과 동일하게 간다. 대신 좌측 상단의 수직 크랙으로 먼저 가지 않는다.
좌측 수평 크림프를 먼저 사용한 뒤, 수직 크랙을 사용한다.
8 V4+ 무서운 놈  
9 V1+ Baby step 아래 쪽에 있는 홀드에 합손한 후, 앉아서 시작한다.
10 V10 Super charge 상단 가로 크랙의 좌측 크림프 홀드에서 시작한다.
우측 멀리 슬로프 크림프에 다이노를 쳐서 올라간다.
11 V8 First charge 수퍼 차지와 동일한 라인이다. 왼손은 아레뜨(깐떼)의 핀치 홀드, 오른손은 멀리 있는
슬로프 크림프를 잡고 시작한다. 거의 껴안는 느낌으로 시작해야한다.
암리치와 키가 작다면 패드를 높게 쌓아 발판으로 두고 시작하면 편하다.

참고자료


기록

22.02.12

안개가 짙은 날이라 습도가 높아 도착하자마자 으슬으슬해져서 몸을 엄청 풀어줬다. V0 문제 하나를 풀면서 몸을 데우다 보니 해도 들어서 볼더링 하기엔 상당히 괜찮은 상태가 됐다.

alt 원샷원킬
베타를 잘못 찾아서 상당히 헤맸던 V4 원샷원킬.

먼저 V4 원샷원킬로 시작을 했는데 상당히 까다로워서 많이 헤맸다. 나중에 다른 베타 영상들을 보고 알았는데, 오른발 스타트가 아닌 왼발 스타트였다. 다들 아웃사이드 플래깅으로 스타트를 했는데, 그러지 않고 다른 무브로 가니 어거지로 풀 수밖에 없었다.

그다음은 간단한 문제가 없을까 하며 찾아보다가 발견한 V2 베이비스텝을 풀어봤다. 이 문제에는 코어 힘이 조금 필요한 스타트 무브가 있었는데, 그 부분만 넘어가면 수월하게 완등할 수 있었다.

alt 쓰리쿠션
마지막 슬로퍼 버티기를 실패한 V5 쓰리쿠션.

그리고 나를 상당히 짜증 나게 만들었던 V5 쓰리쿠션. 모든 무브는 찾았는데 무브 찾느라 힘을 다 썼더니 연결을 못 지었다. 문제의 킬링 포인트는 2개인데, 오른손 크림프를 꽉 붙잡고 약간의 드롭니 자세로 넘어가야 했던 중간 지점과 런지로 슬로퍼를 잡고 버텨야 했던 마지막 지점이다. 이 부분만 잘 통과하면 나머지는 무난하다. 일단 얘는 슬로퍼 연습을 좀 하고나서 다시 도전해야겠다.

alt 거머리
크림프 홀드가 너무 어려웠던 슬랩 문제 V3 거머리.

다음으로 거머리를 풀어봤다. 슬랩은 평소에 잘 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 어려웠다. 오른손 크림프 홀드도 너무 안 좋았고, 무게중심 이동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미묘한 무게중심 차이도 바로 실패로 이어졌다. 그래도 안 좋은 오른손 크림프를 제대로 붙잡고(아마 오픈 그립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오른발 뒷꿈치에 최대한 앉아서 골반 바짝 붙이고 무릎을 잘 넘기면 왼손을 다음 홀드에 뻗을 수가 있었다. 이 동작을 한 번 성공을 했는데, 다음 시도부터 다시 안 돼서 포기했다. 이것도 쓰리쿠션을 깨고 나서 다시 해봐야겠다.

alt 새우깡
생각보다 쉬워서 플래쉬 해버린 V5 새우깡.

그리고 남은 시간이 아쉬워서 시냇물 쪽의 문제들로 가서 문제를 풀어봤다. V4 8.15를 풀어봤는데 스타트 무브에서 역시 조금 헤매다가 다른 팀의 클라이머분이 엄청 좋은 힐 자리를 알려주셔서 그걸 듣고는 바로 깨버렸다. 마지막으로 V5 새우깡을 깼는데, 8.15와 동일한 스타트 무브를 갖고 있어서 여기는 바로 넘어갔고, 왼쪽으로 넘어가는 자세에서 실패 위기를 한 번 겪다가 버티고, 다시 재정비 후에 그대로 플래쉬 해버렸다.

감자바위 루트들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평소에 문보드를 하면서 V4, V5라는 난이도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자만한 것 같다. 빡세게 훈련하고 다시 감자바위를 찾아가서 매쉬드 포테이토로 만들어 버려야겠다.

22.05.06

날도 풀려서 간만에 감자바위를 찾았다. 평일이라 헤드랜턴을 끼고 야간볼더링을 했다. 어둡고 랜턴 빛에만 의지를 해야하다보니 느낌이 많이 색달랐다.

내 목표는 쓰리쿠션이었지만, 이번에 감자볼더를 아예 처음 와본 사람이 있어서 다른 루트들을 하느라 사실상 쓰리쿠션은 3~4번 밖에 못 붙어봤다. 그래도 새로운 V4 루트 하나를 깨서 아예 수확이 없진 않았다.

alt 닌자거북이
니바가 시그니쳐 무브여서 재밌었던 V4 닌자거북이

가장 처음엔 우리가 자리잡았던 돗자리 앞의 닌자거북이를 먼저 풀었다. 무브가 좀 까다로웠는데, 스타트 후 하이스텝으로 왼발을 찍고 니바를 걸어야해서, 이걸 모르면 상당히 어려운 루트가 됐을 것이다.

그리곤 감자바위에서 가장 인기 많은 시냇물 구간의 루트들에 패드를 깔아두고는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는 바람에 쓰리쿠션은 거의 못 붙어봤다. 많이 아쉽긴 했지만 습도가 너무 높아 바위가 축축해서 계속 쓰리쿠션을 붙더라도 마지막 슬로퍼를 계속 못치고 떨어졌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3달간 내 실력이 크게 성장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너무 아쉬웠지만, 하락은 안한 것 같아 그걸로 만족한다.

마지막으로,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주의사항을 좀 디테일하게 알려줘야 할 것 같다. 이번에 한 명이 떨어지면서 패드 틈 사이로 발목이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발목을 크게 삐었다.

패드가 깔려있고 스팟을 봐준다고해서 무조건 안전한게 아니기때문에 등반자 본인이 신경써서 떨어져야한다. 패드와 패드의 틈 사이로 떨어지거나, 스팟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뛰어내리면 다칠 수 있어서, 조금 힘들더라도 버티면서, 떨어지기 전에 미리 얘기를 하고, 밑에서 준비가 됐다고 얘기를 하면 그 때 떨어지도록 하자.

22.09.11

얼마 전에 모락산을 갔고 이번엔 감자볼더를 갔다. 그런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습해서 바위가 미끄러웠다. 원래라면 홀드 감촉도 까슬까슬하고 발도 터질 일이 전혀 없는데, 오늘은 걸핏하면 발과 손이 터졌다.

목표는 쓰리쿠션인데 바위를 만지자마자, 오늘은 못 깰 것 같다는 걸 깨달았다.

alt 쓰리쿠션0 alt 쓰리쿠션1
포고 준비 동작. 포고로 다리 반동을 주면 조금 더 깊이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이런 저런 무브를 해보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봤다.
아무래도 마지막 런지에서 추진력이 부족하다보니 홀드 깊숙이 손을 잘 들어가지가 않았다. 이런저런 방법을 고민하다가 포고를 써서 가면 부족한 추진력을 보충해줄 수 있겠다싶어 포고 베타를 선택해서 무브 디테일을 깎아나갔다.

다음에 오면 포고 베타로 시도해야겠다.

22.10.14

쓰리쿠션 숙제를 깨기 위해서,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안양으로 달려갔다. 금요일 퇴근길이라 가는 길이 호락호락하진 않았지만 오늘은 왠지 깰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두근거렸다.

도착하자마자 몸을 움직여주면서 워밍업 해준 뒤, 베이비 스텝으로 전완 워밍업도 해줬다. 베이비 스텝을 하면서 오늘 바위 촉감이 너무 좋아서 저번처럼 습해서 실패하진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alt 쓰리쿠션0 alt 쓰리쿠션1
몸을 조금 더 끌어당긴 상태에서 다리 반동을 줬다. 손이 제대로 물려서 바로 완등할 수 있었다.

무브는 모두 숙지한 상태였고, 바위도 좋았다. 바위 밑에서 동작의 흐름은 다 만들어뒀고, 바위에 붙으면 만들어진 흐름대로 몸만 움직이면 된다.

수십번도 더 했던 무브들이다 보니 물 흐르듯이 나아갔다. 마지막 포고 지점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 몸을 바짝 당긴 다음, 다리에 반동을 서서히 줬다. 다리가 최고점을 찍으며 무게감이 사라지는 순간, 양손을 힘껏 당기고 오른발을 세차게 밀며 뛰어 올랐다.

왼손이 바위 윗쪽으로 바짝 밀려 들어가며 홀드를 정확히 잡을 수 있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렀기에 왼손을 당기고 오른손을 밀며 다리를 올렸다. 그리곤 무사히 바위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2월에 처음 잡았던 문제였다. 대략 반 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4번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무브를 완성시켜나갔다. 진심을 다 했던 첫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자연 볼더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만들어준 문제였다.
이제 다음 프로젝트는 어떤 걸 할지, 또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완등 문제들

  1. VB A happy day
  2. V1+ 베이비 스텝
  3. V4 원샷원킬
  4. V4 8.15
  5. V4 닌자거북이
  6. V5 새우깡
  7. V5 쓰리쿠션

오답노트

  • 거머리, V3
    1. 안 좋은 오른손 크림프를 제대로 붙잡고(오픈그립이 좋은지 풀크림프가 좋은지는 더 테스트 해봐야함)
    2. 오른발을 슬랩성 홀드에 제대로 딛고 스미어링.
    3. 골반을 최대한 바짝 붙이고 오른발 뒷꿈치에 올라탄다는 느낌으로 버티면 왼손을 뻗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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